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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주 교수/언론보도] 매일경제 "4차 산업혁명 `표준`에서 답을 찾자"
No 37
Date 2017/03/30

 

 


안선주 교수

(SAIHST 디지털헬스학과)

 

 

 

[언론보도]

2017년 3월 24일 매일경제 "4차 산업혁명 '표준'에서 답을 찾자"

http://opinion.mk.co.kr/view.php?year=2017&no=201362

 

 

4차 산업혁명이 인류의 운명을 바꾸어놓을 혁신적 기술임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을 가능케 할 주요 기술을 통해 기존의 생산과 소비 방식을 빠르게 바꾸면서 인간과 기술의 경계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화두를 던지고 있다. 이미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의료 분야에서도 인공지능과 로봇이 기존 업무의 보완과 대체를 담당하고 있다.

 

로봇은 자기 주도적 지능을 이용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이 장착된 대화식 챗봇이 휴대폰에 장착돼 시범사업 중이며, 곧 영국 전역의 콜센터 직원이 증상에 따라 병원을 안내하는 일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유럽의회는 지난해 로봇시민법을 만들어 인공지능이 결합된 지능형 `전자사람`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찬반양론이 뜨겁지만, 로봇시민법은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경우 발생할 책임과 권리를 법을 통해 확립하려는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래학자들은 인공지능과 로봇의 결합이 대량 실업과 인간 소외, 경제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변화의 소용돌이 가운데서 무엇으로 국가 산업과 국민 행복을 지킬 것인가? 더 나아가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기술과 상생,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까?

 

인간화되고 있는 기계와 기술을 발전적으로 포용할 수 있는 윤리와 제도, 그에 따른 문화와 규범에 대한 새로운 질서와 기준을 만드는 것. 즉 `표준`이 답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융합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시도와 그로 인한 부작용은 기존 법이나 제도의 테두리 안에서 해결하기 어렵다. 얼마 전 세상을 놀라게 한, 인간의 줄기세포를 돼지 배아에 주입해 만든 `인간-돼지 잡종 배아` 연구와 같은 사례가 얼마나 잦은 빈도로 나타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필요`와 `윤리`라는 양 갈림길에서 판단의 기준선인 `표준`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무엇보다 표준화가 필요한 두 분야는 `인공지능`과 `로봇`이다. 연속적 자가 학습 기능을 갖고 있는 인공지능은 로봇과 결합 시 높은 자율성을 갖게 된다. 실시간으로 직접적 서비스나 의사결정을 제공하는 두 기술의 경우 응용산업 분야별로 구체적이고 상세한 표준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람도 재현성, 반복성을 보장하고,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표준화된 업무 매뉴얼을 사용하는데, 하물며 입력되는 악의적 정보의 필터링이 부족한 인공지능과 지능형 로봇에게 인간의 생명을 맡기는 경우라면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현재 전기기술에 관한 국제표준기구인 IEC에서 로봇 관련 표준이 일부 개발되고 있지만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전 속도에 비해 턱없이 느리다. 하지만 앞으로 반드시 의료, 교육, 법률, 농업, 어업 등 모든 서비스 산업 영역에서 인공지능과 로봇을 다루는 데 필요한 기술 표준과 안전 기준이 제정되는 시기가 올 것이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일찌감치 준비해야 한다.

 

2018년 IEC 총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린다. 이때 우리는 어떤 메시지를 던질 것인가? 독일은 4차 산업혁명의 가장 중요한 성공요소로 표준을 꼽았다. 특히 근로자가 해고되지 않는, 지능형 공장을 선보였다. 미국 또한 표준주도의 정책으로 3D 프린팅, 사물인터넷(IoT)을 활발히 추진 중이며, 의료 분야에서는 정밀의료의 개념을 발전시켜 치료의 혁명을 가져왔다. 영국은 가장 큰 골칫거리인 의료비 절감의 답을 표준화시킨 인공지능 서비스에서 찾았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어떤가? 숨 가쁘게 달려오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얼핏 보면 환상적이고, 만능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이 혁명 앞에 제대로 준비 안 된 세대엔 차갑고, 무자비하고, 끝을 알 수 없는 공포와도 같은 것이다.

 

2016년 다보스포럼이 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지구촌에 알리면서 장차 사라질 직업들을 나열한 것은 기술이 가져올 재앙의 단면을 보여준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IEC 총회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단순한 경제적 동기가 아니라 인간 중심의 기술혁명으로 격상시키기 위한 해법을 제시하는 것은 어떤가. 4차 산업혁명이 인류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이 아니다. 이 기술혁명에 대해서 지금 우리가 정하는 기준이 인류의 미래를 바꿔놓을 것이다. 표준에서 답을 찾을 시점이다.  

 

[안선주 삼성융합의과학원 스마트헬스 국가표준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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