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과민성과 정신장애의 연관성 규명, 안예은(디지털헬스학과 23) 원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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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3/07/19 |
조회수 | 896 |
과민성은 부정적 자극에 대한 적절하지 않은 정서적 반응을 의미하며 과도한 감정적 반응을 통제하기 어려운 상태로 정의될 수도 있다. 선행 연구에서 과민성과 여러 정신장애들의 유전적 연관성이 밝혀졌지만 유전체 전체에 대한 연구는 부분적으로만 이뤄졌다. 이에 성균관대학교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과 함께 유전체 전체에 대한 과민성과 정신장애의 유전적 배경을 알기 위해 대규모 전장 유전체 데이터를 이용해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는 Q1 SCIE 학술지인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에 게재됐다. 이 과정에 참여한 안예은 원우는 성균관대학교 융합생명공학과를 졸업한 후, 올해 삼성융합의과학원(SAIHST) 디지털헬스학과에 석박통합과정으로 입학했다. Genomics & Digital Health Laboratory에서 원홍희 교수 지도 아래에서 배움을 받으며 대규모 인간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해 특정 질병 혹은 형질과 연관성을 보이는 유전변이를 발굴하고 그것들의 유전적 특성을 파악하는 등의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이처럼 열심히 배움을 이어 나가고 있는 안예은 원우를 만나보자.
Q. 안녕하세요. 제1저자로 게재한 논문, “Leveraging genetic overlap between irritability and psychiatric disorders to identify genetic variants of major psychiatric disorders”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과민성(irritability)은 빅파이브 성격 모형에 포함되는 신경증 경향의 한 세부 항목으로, 여러 정신장애와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그것의 유전적 배경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희는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가자 37만여 명을 대상으로 전장유전체연관성분석연구(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를 시행하였고, 과민성과 연관성을 보이는 15개의 유전변이를 발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통계적 기법들을 통해 조현병, 조울증, 주요우울장애 등 여러 정신장애들과 과민성이 유전적으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고, 이러한 사실에 근거하여 정신장애들과 연관된 유전변이를 추가로 확인하였습니다.
Q. 이번 연구가 우리 사회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정신장애는 일반적으로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중 유전적인 요인은 굉장히 많은 유전 인자에 의해 나타나기 때문에 연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과민성에 대한 유전적 요소를 이해함으로써 과민성과 연관성을 보이는 정신 장애의 유전적 배경까지도 추가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데 의의가 있을 것 같아요.
Q. 과민성(irritability)은 정신 질환 외에도 다양한 질병과 연관되어 있는데 개인만의 노력으로 과민성을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과민성의 유전율은 이전 쌍둥이 연구를 통해 대략 31~37%로 비교적 낮게 추정이 되었으며 나머지는 환경적인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제 의견으로는 개인의 노력으로 충분히 과민성을 낮출 수 있을 것 같아요.
Q.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논문과 관련된 모든 과정들을 연구실에 들어와서 처음 겪다 보니 항상 어려움의 연속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제가 무엇을 모르는 지도 모르고 어떤 것이 중요한 지도 몰라서 더욱 막막했습니다. 참조할 논문을 ‘잘’ 선정하여 특히 더 중요한 내용을 이해하여 받아들이는 과정, 분석의 원리를 이해하고 데이터를 준비하여 분석을 진행하는 과정, 결과를 정리하고 해석하여 다음 분석을 준비하는 과정, 교수님과의 미팅 준비까지 모든 것이 낯설었어요.
지금도 계속 어렵게 느껴지지만, 연구실에 들어와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이번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었어요. 저희 연구실은 생명정보학 계열의 드라이 랩이다보니 연구의 모든 과정이 컴퓨터 앞에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저는 학부 때 생명공학을 전공해서 코드를 실행하고 적용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어요. 연구실에 들어온 초창기에는 선배님들이 이미 구축해두신 파이프라인을 공부하고 따라가며 연구를 진행했는데 어느 날 새로운 방법론을 제가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맡아서 진행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잘해보자는 생각에 방학 기간동안 밤낮으로 매달려 공부하고 고민했고, 결국에는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게 되어 이번 논문의 공동 제1 저자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과정에서 정말 큰 성취감을 느꼈고 자신감도 얻게 되어, 힘들지만 계속해서 연구할 원동력이 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Q. 연구부터 논문 게재까지의 과정은 진입장벽이 높은 것 같아요. 학부연구생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께 공유하고 싶은 자신만의 팁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점점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이에 따라 이른 시기부터 학부연구생을 고민하는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언제, 어떤 연구실에 들어가는 게 좋은 가에 대한 답은 없지만, 어쩌면 학부연구생에 대한 생각이 들 때 큰 고민 없이 바로 연구실에 컨택을 해보는 것도 꽤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무리 내가 관심 갖고 주의 깊게 살펴보는 학문이나 분야가 있어도 (어쩌면 과거의 자료일지도 모르는) 방대한 자료들을 보며 혼자서 고군분투하는 것보단, 실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연구실에 들어가서 현재 연구 트렌드를 파악하고, 내가 상상하던 것과 무엇이 비슷하고 다른지 비교해보고, 기회가 된다면 연구에 참여하여 실전으로 바로 부딪혀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학교에 URP나 전공별 학술대회 등 학부생들이 연구에 단기간 참여할 프로그램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학부연구생이 너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이런 프로그램으로 시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Q. 전공 관련하여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유전체 연구에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질병유전체분석법3(이종극 저)’이라는 책이에요. 이 분야가 처음인 사람도 이해하기 쉽게 유전체 데이터 분석 전반을 설명해주고 있어요. 하지만 마냥 간단히만 기술되어 있지는 않아서 저도 필요할 때마다 참고 하는 책입니다.
Q. 유전체 데이터 분석을 위해 다양한 통계기법이 필요했을 것 같아요. 이에 대한 학습 경험을 공유해주세요. 특히 생명정보학, 유전체 분야의 경우 다양한 학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서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아직 걸음마 단계라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연구실 선생님들과 스터디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위에서 말씀드렸던 책을 위주로 같이 공부했고, 요즘에는 통계 개념과 통계 기법들의 원리를 찾아보고 모르는 것들을 함께 이해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같이 공부하다 보니 동기부여도 생기고 더욱 폭넓게 알게 되는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계획이나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이제 막 입학한 신입생이다 보니 아직은 이렇다 할 구체적인 목표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제 앞에 주어진 일들을 차근차근 잘 해내고 논문들도 꾸준히 읽고 공부하여 지금 하고 있는 연구들과 앞으로의 연구들도 좋은 성과를 내고 싶어요. 대학원을 다니며 문득 든 생각은 학위과정 동안에는 남들보다 이것저것 더 다양한 분석을 진행해보며 경험을 많이 쌓고 싶다는 것이에요. 같은 주제라도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보고 싶고요. 그리고 한 학기 수업을 통해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설명하는 능력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서 이 부분도 노력하고 싶습니다.
Q. 안예은 원우의 하루를 활기차게 만드는 건 무엇인가요? 거대한 것들 보다는 소소한 일상들이 저를 활기차게 만들어요. 연구실의 선생님들과 중간중간 이야기 나누고, 밥 먹고 커피 마시며 주변 산책하는 것과 같은 평범한 거요. 최근에는 색다른 운동이자 취미로 집 근처 빙상장에 가서 스케이트를 배우고 있는데, 재미도 있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스트레스도 해소되는 것 같습니다. 조만간 다른 취미생활이나 운동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성균관대학교 학우 분들 모두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저도 더욱더 노력하여 부끄럽지 않은 박사가 될 수 있도록 공부하고 연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제 인터뷰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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