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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참고자료] 세계 최고 창조학교 스탠퍼드 디스쿨(D-school)
No 23
Date 2016/05/18

 

IT뉴스 2016년 2월 16일 http://www.itnews.or.kr/?p=17617 

세계 최고 창조학교 스탠퍼드 디스쿨(d-school)

 

 

비즈니스 스쿨은 잊어라. 디스쿨(d-school)의 시대가 왔다.

 

시장을 파괴할 만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직원들이 그 같은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 기업이 야망을 가지고 시장을 혁신, 파괴, 창조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구글이 인재 채용을 회사 업무 중 가장 중요시하는 이유다.

 

어떻게 혁신적인 사람을 만들고 키울 것인가? 이것이 문제다. 스티브 잡스나 엘론 머스크, 제프 베조스,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같은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아웃라이어다. 대부분 평범하다. 평범한 직원들을 어떻게 혁신가로 키울 것인가?

 

혁신하고 파괴하고 창조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스탠퍼드에서도 특별히 방법론을 연구, 사람을 통해 전파하는 곳이 있다. 바로 스탠퍼드 '디스쿨(d-school)'이다. 이곳에서는 혁신하고 창조하는 과정을 체험을 통해 가르친다.

 

요즘 많은 기업이 디스쿨과 협업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우리 직원에게도 좀 혁신 마인드를 심어달라"며 돈을 들고 디스쿨을 찾아간다. 비자, 젯블루, 펩시코, P&G, GE, 구글, 모토로라 등 기업뿐만 아니라 게이츠 재단, 모질라 재단, 마운틴뷰 및 팔로알토시 등 기관들도 디스쿨과의 협업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어가고 있다.

 

이미 일부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세계적 자산운용 업체 피델리티(Fidelity)는 디스쿨과 협업, 온라인 계좌에서도 오프라인처럼 뱅크북(Bankbook)을 만들어 젊은 고객을 유치하는 데 효과를 봤다. 상당수 20대 고객은 손으로 만지는 오프라인 뱅크북을 본 적이 없는데 이 뱅크북이 돈을 저축하고 수익을 올리고 출금하는 재미를 느끼게 할 수 있다는 디스쿨 프로젝트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을 파악한 '월스트리트저널'은 "비즈니스스쿨은 잊어라. 디스쿨의 시대가 왔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생각'을 디자인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스탠퍼드 디스쿨은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회사 SAP를 공동 창업한 하쏘 프래터너(Hasso Plattner)가 지난 2005년 350만 달러를 기부한 것을 모태로 만들어졌다. 하쏘는 디자인 컨설팅 업체 아이데오(IDEO)의 디자인 싱킹에 대해 감화를 받아 이 같은 방법을 널리 퍼뜨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스탠퍼드에 거액을 기부해 아이데오 스타일의 디스쿨을 만든 것이다.

 

디스쿨(d-school)은 디자인스쿨(Design school)의 약자다. 하지만 디스쿨에서는 역설적으로 디자인을 가르치지는 않는다. 디자인이라고 하면 가구 디자인, 자동차 디자인이나 옷 디자인 등 무늬를 만드는 것을 떠올리지만 디스쿨은 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디자인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디자인스쿨이 맞긴 하지만 전통적 의미의 디자인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혁신과 창조하는 방법을 디자인하는 것을 가르치는 학교라는 의미다.

 

디스쿨은 학위와 학점을 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학부나 학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기존 디자인스쿨 또는 비즈니스스쿨은 별도로 입학과 졸업의 과정을 거치고 학위를 딴다. 대학, 대학원에 가는 이유가 학위 아니던가. 하지만 디스쿨은 학위를 주지 않는다. 이 과정을 수료하면 동문(alumni)이 될 뿐이다.

 

디스쿨은 비즈니스스쿨이나 로스쿨처럼 따로 지원해서 들어가는 곳은 아니다. 스탠퍼드 대학원에 다니면 누구나 등록할 수 있다. 즉 디스쿨 전공이 아니라 자신의 전공이 있고 디스쿨은 수료하면 된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디스쿨은 화학과, 정치학과, 미디어학과, 의학과, 법학과, 엔지니어링, MBA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생들이 모인다. 창조적 아이디어는 다양함과 다름에서 나오기 때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를 디스쿨에서는 '극단적 협력(Radical Collaboration)'이라 부른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관점과 다른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탠퍼드에서 가장 핫(hot)한 곳

 

수업에서 만들어지는 팀도 서로 다른 관점과 경험을 가진 이들을 섞어놓는다. 컴퓨터과학 전공자와 정치과학 전공자를 섞어놓는다든가 정책결정자와 CEO, 교육학과 학생과 산업 전공자를 섞어놓는 방식이다.

 

스탠퍼드 대학원생이라면 누구나 등록할 수 있다고 해서 등록만 하면 다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왜 이 수업을 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에세이를 써서 제출하고 이를 디스쿨 운영진이 승인해야 수강을 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디스쿨 동문은 특별 채용해서라도 데려가려고 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과목당 경쟁률은 1:3이 넘는다. "디스쿨의 시대가 왔다"는 말이 허언이 아니다. 스탠퍼드 내부에서도 "요새 학교에서 가장 핫(hot)한 곳이 어디인가?"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디스쿨이 꼽힐 정도이며 디스쿨 방식의 수업은 스탠퍼드 전 학과에 영향을 주고 있다.

 

디스쿨 수업도 고정된 것이 아니다. 학기마다 수업이 바뀐다. 2013년 봄 학기에는 '우리가 배우고 사는 길을 스탠퍼드에서 재정의 한다', '과학을 위한 디자인', '놀이에서 혁신으로', '디자인 싱킹으로 정부를 다시 부팅한다' 등의 수업이 있었다. 팝업(pop-up) 수업이 있어서 반응이 좋으면 정규 수업으로 올라간다.

 

 

 

실행하면서 배운다(Learn by Doing)

 

디스쿨의 수업은 '혁신은 사회과학(인간적 가치)과 비즈니스, 기술의 교집합에서 나온다'는 디자인 싱킹의 원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혁신은 인간이 가치를 느낄 수 있어야 하며 이를 가시적으로 만들기 위해 기술이 필요하고 항상적 혁신을 위해 비즈니스 모델을 갖춰야 한다는 이론이다. '어느 한 부분도 소홀히 할 수는 없다'는 차원이 아니다. 혁신하고 싶다면 세 가지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디스쿨의 또 다른 원칙은 '실행하면서 배운다(Learn by Doing)'는 것이다. 디스쿨에서는 교수가 학생들에게 문제를 내지도 않고 풀라고 하지도 않는다. 학생들에게 "문제는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내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그래서 디자인 싱킹을 '문제해결 방식'이라고도 부른다.

 

도대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가를 설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전공을 가진 동료들과 협력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예를 들어 '자전거용 커피 홀더'를 만드는 과정이 그렇다. 스탠퍼드는 학교가 넓어서 강의실과 강의실을 이동할 때 주로 자전거를 이용한다. 자전거는 두 손으로 타야 하기 때문에 커피를 들고 다닐 수가 없다.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한 손에 커피를 들고 강의실을 가는 것은 영화에서는 낭만적일지는 몰라도 현실에서는 위험한 행동이다. 하지만 수업 시간에 커피를 들고 가고 싶은데 이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렇게 문제를 스스로 설정하고 해결 방법을 찾는다. 자전거를 타는 학생들과 커피를 든 학생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이들과 인터뷰를 해서 어떻게 만드는 것이 좋은지 방법을 찾은 후 '자전거용 커피 홀더'가 있으면 좋겠다고 결론을 내리고 프로토타입(prototype)을 만드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학생들이 느끼는 문제는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협력을 통해 만들어내는 것이다.

 

 

 

극단적 협업을 위한 파티션 없는 건물

 

디스쿨은 스탠퍼드 메인쿼드에 있는 메모리얼 교회(Memorial Church) 뒤편에 위치해 있다. '혁신과 창조 발전소'라고 하면 뭔가 다르게 지어졌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외형은 다른 스탠퍼드 건물과 다름이 없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다르다. 굉장히 창의적인 기운이 넘쳐난다.

 

이 건물은 실리콘밸리에서 사무실의 미래라고 평가받고 있다. 적지 않은 기업의 사무실에서 파티션을 없애고 직원들끼리 서로 보면서 일할 수 있도록 했다면 앞으로는 아예 책상을 없애거나 소파나 의자를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등 극단적 협업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미래 트렌드라는 것이다. 구글,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의 인터넷 기업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엔비디아처럼 전통 제조업에 가까운 반도체 업체들도 극단적 협업을 위해 사무실을 하나로 만드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물론 다수 기업은 애플처럼 파티션을 유지하고 있다. 직원들의 업무 집중력과 생산성 극대화가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면 파티션을 두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왜냐하면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생산성 극대화를 위해서는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협업을 통해 새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면 칸막이를 없애는 것이 현명하다. 혁신과 창조의 아이디어는 한 사람보다 다양한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의견을 교환할 때 우연히 나올 수(워터쿨러 효과: water cooler effect)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 싱킹의 5단계

 

디스쿨에서 만든 디자인 싱킹의 다섯 가지 단계가 있는데 위의 그림과 같다. 감정이입(Empathize), 정의(Define), 아이디어화(Ideate), 원형(Prototype) 제작, 그리고 테스트(Test)의 단계다.

 

첫 단계인 '감정이입'은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인터뷰하면서 인사이트(insight)를 얻는 과정이다. 문제해결을 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 문제를 혼자 겪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같은 문제를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제해결에 나서겠다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문제를 느끼고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기존의 인사이트를 얻는 과정은 정량적인 마케팅 툴을 사용하거나, 설문조사를 하거나,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디스쿨에서는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대책 없이 사람을 관찰하고 생뚱맞게 인터뷰를 한다. 특히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관찰한다. 이미 많은 정보를 가지고 관찰하면 문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감정이입을 위한 인터뷰 방법도 알려주는데 '무엇을(What)?' '어떻게(How)? '왜(Why)?'를 물어보고 행동을 관찰하기 위해 허락된 몰래카메라(user camera)를 설치하기도 하며 마니아(Extreme User)를 인터뷰하라고도 한다.

 

예를 들어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 MOMA)을 리노베이션해서 재개관하는 프로젝트가 있다고 하면 기전의 MOMA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관객들이 그림을 관람하는 데 불편함은 없었는지, 다른 미술관과 비교해 차이는 무엇인지 알아야 하기 때문에 무작정 관찰하고 관람객들과 대화를 해서 기본 골격을 찾아가는 행동이다. SF MOMA와 협의해 카메라를 설치해서 관객들의 동선과 관람 습관을 파악하기도 하고 매일 오는 관람객이나 오랫동안 연간 회원으로 있는 관객을 찾아서 인터뷰를 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인터뷰이가 미술 전문가나 미술관 관계자의 입장이 돼서도 안 되고 현대 미술이나 미술관에 대한 사전 정보도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 그냥 어린이가 SF MOMA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감정이입을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인 '정의'는 팀원들의 감정이입 결과를 종합하고 범위를 특정하는 단계다. 팀원들이 감정이입 단계에서 모은 자료를 토대로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를 정의 내리는 단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당신의 관점(Your Point of View)'이다. 이것을 디스쿨에서는 POV(Point of View)라고 줄여 부를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문제를 정의하기 위해 팀원들끼리 포스트잇에 적어서 자신의 생각을 공유한다. 이를 '스토리 공유와 저장(Share and Capture)'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같은 생각을 몇 개로 모아서 그룹화할 수 있는데 이 과정을 '포화와 그룹(Saturate and Group)'이라고 한다.

 

이 과정을 통해 팀원 간 아이디어가 모이면 관점 유추(POV Analogy)를 한다. 관점 유추란 한마디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을 다른 멋진 말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개인용 뮤직 플레이어를 만들겠다고 하면 '보석처럼 멋진 개인용 뮤직 플레이어를 만들자'는 것이다. 개인 뮤직 플레이어가 보석이 될 수 있고 그렇다고 하면 귀에다 붙여도 멋진 제품, 팔목에다 차도 멋지게 보이도록 만들자는 상상이 가능하다. 위에서 예시한 SF MOMA의 경우에는 '디즈니랜드처럼 재미있는 미술관을 만들겠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단계인 '아이디어화'는 문제점으로 파악된 것에 대한 해결 방법을 만드는 과정이며, 네 번째 문제 해결을 위한 '원형'을 만들고, 다섯 번째 시장에서 '테스트'하는 과정을 거친다. 원형 제품을 만들기 위한 디스쿨 내 작업실도 있다.

 

"디스쿨은 혁신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혁신가를 만드는 곳이다"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만들어진 제품 중에는 최근 링크드인에 인수된 '펄스(Pulse News)'도 있다. 펄스는 2010년 5월 스탠퍼드 석사과정을 밟고 있던 인도계 아크샤 코타리와 안키드 굽타가 디스쿨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겨 만든 앱이다. 수업 시간의 숙제를 프로젝트로 연결시킨 펄스는 운이 좋게도 아이패드 출시와 맞물려 스티브 잡스가 "꼭 있어야 하는 앱이다"라고 말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수업 시간에 아온 아이디어가 훗날 9,000만 달러의 가치로 만들어진 것이다.

 

지금도 디스쿨에서는 제2, 제3의 펄스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실험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무엇인가를 만들어내고 있다.

 

디스쿨이 추구하는 디자인 싱킹에 대해서 보다 자세히 알고 싶으면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 기업 아이데오(IDEO)의 창업자이자 스탠퍼드 디스쿨의 운영 총괄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켈리(David Kelley)와 아이데오의 CEO를 역임한 그의 동생 톰 켈리(Tom Kelley)가 공저한 《유쾌한 크리에이티브(Creative Competence)》를 참고하기 바란다.

 

곽숙철 CnE 혁신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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